미국 약 이야기/미국 약사가 알려주는 약 정보

미국 약사 직업 장점과 단점

톡톡소피 2021. 8. 30. 05:42

안녕하세요. 4년차 미국 약사 톡톡소피 입니다.
이번 포스트에서는 미국에서 약사로 일하면서 제가 느낀 약사라는 직업의 장점과 단점에 대해서 써보려고합니다. 미국 약대에 지원하려고 알아보는 학생들이나 그런 고등학생 자녀분들을 두신 부모님들이나 혹은 이미 약대에 진학한 학생들 모두에게 도움이 될만한 글이 되도록 열심히 써볼게요 ^^.


간단하게 약사가 되는 과정을 정리하겠습니다.
약사가 되는 방법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6년제 Doctor of Pharmacy (Pharm.D.) 프로그램에 들어가는것입니다. Accelerated (가속된) 프로그램이라고도 불리웁니다. 그 이유는 6년을 같은 학교에서 다니면서 곧장 doctorate (프로페셔널 닥터) degree를 받기 때문입니다. 처음 2년동안은 pre-professional years 라고 해서 pp1 그리고 pp2 year라고 불려집니다. 그리고 그 이후 4년동안은 professional years라고 p1, p2, p3, 그리고 p4라고 불려집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곧장 6년제 프로그램에 들어가지 못했거나 다른 undergraduate 전공을 정했다가 약대에 가고싶은 경우에는 undergrate 학부 과정을 졸업하고, PCAT을 본후에 약대에 지원하고, p1 year부터 약대 과정을 시작하게 됩니다. 보통 undergraduate를 마치고 약대에 이렇게 들어갈 경우에는 학부 4년 + 약대 과정 4년 = 총 8년이라는 시간이 들게됩니다. 비교적 소수의 학교들은 3년만에 마치는 약대 과정도 있습니다. 그런경우 여름방학이나 겨울방학이 거의 없이 괭장히 빡센(?) 커리큘럼을 따라가게 됩니다. 미국 동부에는 Massachusetts College of Pharmacy and Health Sciences와 Albany College of Pharmacy and Health Studies 정도가 있습니다.
일반적인 6년제 Pharm.D. 프로그램을 하게되면 마지막 p4 학년동안에는 일년 내내 실습 (rotation)을 다양한 병원이나 약국에서 하게됩니다. 그리고 약대 과정을 마치고 졸업후 clinical 시험인 NAPLEX와 각 주의 약 법 (pharmacy law)을 아는지 시험하는 MPJE를 통과하면 해당주의 약사 라이센스를 딸수 있습니다.

약사라는 직업의 장점

  • 초봉이 높은편 입니다. 어떤 직업들은 졸업후 초봉이 4~5만불인 반면에 약사의 기본 초봉은 아무리 적어도 8~9만불이 됩니다. 일반적인 초봉은 한 10~12만불 정도입니다. 아쉬운점은 약사 연봉은 매년 올라가는 폭이 2~3%로 적습니다. 그치만 5~10년을 일해야 6-digit이 (6-자리 수라고 해서, $100,000이 넘는 연봉을 의미합니다) 되는 직업에 비해서는 아무래도 졸업후 초봉이 높은 편이지요.

 

  • 안정적인 직업입니다. 아무래도 약사 라이센스를 소지해야지만 약사로 일할수 있는 직업이기 때문에 어느정도 안정성이 있습니다. Easily replaceable 하지는 않지요. 제가 일하는 병원 약국에서도 보면 아무리 느리고 일을 못해도 일못해서 짤리는 약사는 본적이 없습니다. 제약회사나 다른 회사였다면 일못하는 직원은 금세 짤릴수도 있는데, 아무래도 약사라는 직업은 기본적인 인력이 항상 고용되어 있어야 약국이 돌아가고 환자들이 케어가 가능하기 때문에 일못하는 약사도 짜르게 되면 그 자리를 메꿀 새로운 약사를 고용해서 제대로 트레이닝 시키는 3~4달이 더 수고스럽기 때문이 아닐까 라는 제 생각입니다. ^^ 그치만 최근에 새로운 약대가 많이 생기고 새로 배출되는 졸업생들이 훨씬 많아져서 약사 job market도 괭장히 전보다 어려워졌다고 합니다 (특히나 tri-state area 주변으로 job 찾기가 쉽지 않다고 하네요).

 

  • 정시 출근과 정시 퇴근이 어느정도 가능합니다. 일반 약국에서 일하는 약사들은 가끔 문을 닫기 5분전에 환자가 처방전을 들고오는 경우 남아서 10~20분 정리하고 가는 경우가 있지만, 일반적으로 많은 약사들은 정시 출근하고 정시 퇴근할수 있습니다. 아주 극소수지만 제약 회사로 가서 몇년 일하다가 병원 약국으로 돌아온 약사가 있는데, 제가 물어보니까 제약회사 일할때는 밤샘 작업을 그렇게 많이하고 주말도 제대로 못쉈는데 (작은 제약회사에서 일할경우 괭장히 노동의 강도가 센편이라고 해요) 병원 근무의 정해진 시간대로 일하는 스케줄이 좋다고 하더라고요. 저같은 경우도 일하는 동안은 초집중해서 핸드폰도 보지 않고 일하는 날도 많지만, 쉬는날에는 병원일을 하나도 생각 안해도 좋고 따로 이메일이나 연락이 오지 않아서 제대로 쉴수있어서 좋은것 같습니다. 물론 눈치보면서 야근을 할 필요도, 프로젝트 마감때문에 똥줄탈 일도 없지요. 제가 같이 일하는 동료들중 초중학교를 다니는 자녀를 둔 엄마 약사들을 보면 오랜시간 한 약국에서 오래 일한 짬 (senority)때문에 오전 시간 (오전 7시-오후 3:30) 스케줄을 꿰차고 일마치면 곧장 아이들을 학교에서 픽업하러 가거나 아이들을 학원이나 스포츠 연습에 라이드주러 가곤 하더라고요.

 

  • 은퇴하고 싶을때 은퇴할수있습니다. 같이 일하는 약사들을 보면 나이가 들어도 60세가 넘어도 오히려 저보다 시간당 임금도 더 받고 맘편히(?) 일하는것 같습니다. 물론 건강상 이유로 (시력이 안좋아서 일에 영향을 미칠정도거나 오랜시간 일하는게 힘들정도인 경우) 자의로 일찍 은퇴하시는 분들도 가끔은 있지만 대부분은 자신이 은퇴하고 싶은 나이까지 오랫동안 일을 할수있습니다. 매니지먼트에서 따로 은퇴하라고 눈치도 주지 않고, 정 은퇴를 미루고 싶은 분들은 은퇴를 앞두고 part-time이나 per-diem 스케줄로 일을 계속 하기도 합니다. 또 어떤 분들은 바쁜 약국의 일을 은퇴한후 덜 바쁜 약국에서 (조용하고 일 강도가 낮은 retail 약국이나 long-term care약국) 시간당 임금을 덜 받으면서 일하면서 소소한 용돈벌이도 하시더라고요.

 

  • 풀타임 외에 part-time 혹은 per-diem으로 일할수 있습니다. Full-time은 보통 매주 36~40시간 일하는 노동 스케줄을 의하고 건강 보험이나 401k 은퇴 연금도 받을수 있습니다. Part-time은 보통 매주 16~24시간 일하는 스케줄이고 건강 보험이나 401k 은퇴 연금을 일부 (full-time 노동자보단 적게)를 받을수 있습니다. Per-diem 은 미니멈으로 일해야 하는 시간상 제약이 없고 약국의 필요에 따라 일주일에 1~3일에서 한달에 1~2일 등의 랜덤한 스케줄을 메꾸는 역할입니다.
  • 보통은 남들이 일하기 싫어하는 토요일 일요일 주말에 일할 per-diem 약사들을 제일 많이 구하죠. Per-diem은 따로 은퇴 연금이나 건강보험이 포함되지 않았기 때문에 시간당 pay가 높은 편입니다. 제 주변에서도 졸업하지 얼마 안되 아직 학자금 (student loan)이 남아있는 약사들이나 아이들 대학 자금을 모으거나 집 살 downpayment를 모으려고 풀타임 외에도 파트타임이나 퍼디엠 약사 자리를 일하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아무래도 풀타임 일 스케줄이 좀 일관적이면 (다 오전시간이거나 다 오후시간이면) 남는 오전이나 오후의 시간을 내서 일하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제가 들은 어떤 약사는 한 병원에서 7일 내내 새벽근무를 연속으로 하고 (7-on 7-off라고 해서 7일 연속으로 70~80시간을 일을 하고 그 다음주 7일동안은 쉬는 스케줄) 그 다음주 쉬는 주에는 다른 병원에 가서 3~4일을 일해서 엄청난 수입을 번다고 합니다. 솔직히 체력이 따라주고 일할 (돈이 필요한) 목적만 있다면 풀타임 + 퍼디엠으로 일하면서 짧은 시간 내에 많은 돈을 벌수 있습니다.
  • 그 외에도 파트타임이나 per-diem 스케줄은 아이들을 둔 엄마들에게도 괭장히 인기있는 스케줄입니다. 저희 병원에서도 아이들 양육에 관심을 쏟는 엄마 약사들은 일주일에 2~3일 정도 일하면서도 일반 노동자의 풀타임 임금을 받습니다 (고소득 일이다 보니 일주일에 3일 정도만 일해도 8만불이 넘는 연봉을 법니다). 보통 아이들이 크는 동안에는 per-diem이나 part-time으로 전향해서 일하면서 경력을 유지하다가 아이들이 다 크고 자립하면 풀타임 스케줄로 바꾸거나 다른 일의 강도가 낮는 일로 바꾸기도 합니다. 제가 들어본 어떤 약사분은 오전 6시에서 10시까지 매일 월-금 4시간씩 일하는 매주 20시간 일하는 일만 몇년 하고 계신다고 하네요.


약사라는 직업의 단점

  • 초봉은 높으나 corporate ladder를 올라갈 기회가 적고 연봉이 어느정도 한정되있습니다. 약사의 장점이 초봉이 높은거라면 단점은 약사의 연봉 상승정도도 적고 상승 기회도 적은편이라는 것입니다. 매년 올라가는 폭은 2~3%로 물가상승률에 비례하는 정도입니다. 아무래도 일반 회사에서 일하게 되면 다양한 department에서 다양한 진급의 기회가 있다면 (그리고 그에 따른 연봉이 상승할 기회), 일반 약국에서는 해봤자 약사, 약국 매니저, district 매니저 (지역에 따라 한두명) 등 위로 올라갈수록 급격히 리더쉽 포지션이 적습니다. 병원 약국도 마찬가지 입니다. 수많은 약사에 비해서 약국 슈퍼바이저 자리는 훨씬 적고 (제가 일하는 큰 약국도 약사들 60~70명에 비해 슈퍼바이저는 6명, 디렉터는 1명 입니다) 그 위에 디렉터 자리는 한명밖에 없다고 보면 됩니다. 그래서 그런지 슈퍼바이저가 되서 더 오랜시간 일하고 일 스트레스를 받느니, 많은 약사들이 풀타임 일에 몰두하기보단 풀타임 자리와 다른 per-diem 혹은 part-time 자리를 동시에 일하면서 돈을 더 벌려고 합니다

 

  • 주말에도 일해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일하는 shift 시간이 정해져 있습니다. 아무래도 약국은 일주일에 6~7일 여는 경우가 다반사고 병원 약국은 24/7 항시 열려있으므로 약사 또한 주말에 일해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일반적으로는 2~3주마다 주말을 일해야 하는 경우가 많지만 매주 토요일마다 일하는 약사들도 꽤 있습니다. 저같은 경우에도 job description에 써있는대로 무조건 3주마다 주말에 일하고 있습니다. 이 주말 스케줄을 따르지 못하는 약사들은 새로운 직장을 찾아야하지요. 주말에 중요한 일로 (여행이나 가족 행사 등) 일을 가지못하는 날은 자신의 coverage (자신 대신 일할 동료)를 찾아야하는 번거로움이 있습니다. 공휴일 (holiday)에도 약국이 문을 열면 일해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저같은 경우에도 일년의 6개 큰 공휴일중에서 3개는 무조건 일해야 합니다 (대신에 일하는 3개의 공휴일날에는 1.5배의 임금을 받고 3일치 PTO - 돈받고 쉬는 휴가- 휴가날도 줍니다. 계산하면 일하는 공휴일 3일동안 2.5배의 임금을 받는거죠). 회사 같은 경우는 늦게 일어나면 늦게 회사에 가거나 늦게 재택근무 로그인을 해서 오전 9시던 11시던 그날 할달량의 일만 어느정도 마치면 되지만, 약국은 약국 오픈 시간이 있고 환자가 항상 올수있기 때문에 제 시간에 일터에 가야합니다. 비가 오고 눈이 와도 약사는 일터에 가서 환자를 케어해야 합니다. 작년에 눈이 심하게 온적도 있는데 저를 비롯해서 거의 모든 약사들이 집에서 한시간에서 한시간반정도 일찍 일어나서 일터에 제 시간에 나타나서 일을 했답니다.

 

  • 일의 스트레스가 높은 직업입니다. 약사 외에도 다른 의료계의 직업들이 그렇듯이, 약/의료 전문가로써 판단을 환자를 케어해야하기 때문에 정확성이 중요합니다. 실수가 용납이 되지않는 일이기 때문에 항상 긴장하고 집중해야 합니다. 제 친구들 중에서는 의료직이 아닌 직업들은 TV를 보거나 딴짓을 하거나 중간 중간 낮잠도 자면서 일하는 경우도 보았는데, 약사 직업은 항상 시간과의 싸움이고 (환자가 기다리거나 아픈상태기 때문에) 그로인해 스트레스가 따라옵니다. 특히나 병원에서 일할때는 2~3분도 지체할수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의사가 약 오더를 넣으면 즉시 오더를 검사하고 만들어서 10~15분 내로 유닛에 보내야하는 응급 상황도 많습니다. 그리고 의료진이나 환자가 약에 관한 질문을 할때에 약사가 대답하여 주는 모든 것들 또한 조심해서 얘기해야하는 스트레스도 있습니다. 물론 정확한 지식을 바탕으로 대답해주여야 하지만, 약사가 약에 관해서 알려준 대답이나 지식이 환자에게 해를 끼치게 되면 법적으로 liable할수 있기때문에 긴장을 하게 됩니다. 저도 병원에서 일하면서 의사나 간호사들에게 이런 저런 약에 관한 질문을 하루에도 수십개씩 받고 잘못된 약 오더가 들어오면 제가 의료진에게 연락을 취하는데요, 이런 모든 대화나 자문을 document(기록)하는데도 꽤 많은 시간을 보냅니다. 특히나 약에 관한 질문이 들어오면 헷갈릴땐 꼭 찾아보고 대답을 하고 이미 아는 내용도 혹시나 싶어 한번더 체크하고 대답하는 경우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