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미국 병원 약사 톡톡소피입니다.
저는 2017년도에 졸업하고, 이제 4년차 대학병원 약사가 되었습니다. 제 풀타임 일은 800개 병상을 갖춘 대학병원에 일하는 약사이지만, 이 외에도 per-diem 약사로 규모가 작은 병원에서 1년정도 일한적도 있습니다.
오늘은 미국 병원 약사가 하는일에 대해서 적어볼까 합니다. 제 주변에 리테일이나 롱텀 약국에서 일하는 친구들이 궁금해 하는 경우가 있더라고요 ^^ 그 외에도 곧 졸업을 앞두거나 졸업을 하신 분들 중에서 병원 약사 직업을 고려하는 분들께 도움이 되고싶네요. 생각나는대로 적으니 빠진 부분이 있을수도 있습니다~
1. 처방전 검사 (Medication Order Verification)
병원마다 컴퓨터 클리니컬 시스템이 다르겠지만, 저희 병원은 Epic 시스템을 씁니다. Epic 시스템이 정말 다른 프로그램보다 쓰기 좋다고 소문나 있더라고요.
컴퓨터 클리니컬 시스템으로 로그인을 하면, verification queue가 있습니다. 병원마다 다른데, 조금 한산한 병원은 다같이 모든 병동(unit)에서 들어오는 오더를 클릭하는 순서대로 확인하다고 하네요. 저희 병원 같은 경우에는, 여러개의 유닛이 있고 바쁜 곳이므로, 약사마다 매일마다 정해지는 유닛이 바뀝니다. 예를 들면, 오늘은 응급실 담당이다가도 내일은 유아환자와 신생아 집중 치료실 (Neontal Intensive Care Unit) 담당으로 바뀔수가 있습니다. 그래서 보통은 자기의 8시간 혹은 10시간 쉬프트동안 정해진 유닛의 오더를 검사합니다. 바쁜날도 있고 조용한 날도 있지만, 자신이 맡은 유닛에 집중해서 오더를 검사합니다.
처방전 검사는 말은 간단하지만, 체크할 요소가 많습니다. 아래와 같은 부분들을 검사해야 합니다.
▶약의 도스가 적당한지(유아환자라면 약의 몸무게당 도스를 꼭 검사해야 합니다. 그외에도 다른 약들중에서도 환자의 몸무게에 따라서 도스가 달리지는 약들이 있습니다.)
▶약의 복용방법이 올바른지 (어떤 약은 intramuscular하게 주어야하고, 어떤 약은 IV push로 주어도 되지만, 어떤 약은 IV infusion으로 주어야 합니다. IV infusion 으로 희석해서 bag으로 만들어서 주어야하는 약을 IV push나 subcutaneous로 잘못 주면 안되겠지요? 그러므로 약 administration 방법이 헷갈리면 Lexicomp에서 찾아봐야 합니다. 간혹가다가 특이하게 IV injection을 topical하게 주는 경우도 있답니다. 그런 경우라면, Lexicomp를 찾아보거나 구글에서 literature를 찾아보아서 document 해야합니다.)
▶특히나 주사약이라면, 약이 올바르게 희석되었는지 (예를 들면, meropenem이라는 주사약 같은 경우에는 normal saline에 섞이는 경우가 99.999%입니다. D5W에 섞었을때 stability가 정말 짧기때문이죠. 그 외에도 cellcept이라는 약은 D5W에 섞입니다. Vancomycin 같은 경우에는 concentration이 적어도 5mg/mL이 되어야 하죠. 이런 약마다 특이한 희석 조건이 다른데요, 올바른 diluent에 섞였는지 그리고 올바른 diluent amount에 섞였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그리고 희석되지 않고 주어도 되는 약이라면, 굳이 희석할 필요는 없습니다.)
▶환자의 간이나 (liver) 신장 (kidney) 상태에 따라서 도스를 줄이거나 혹은 주입 frequency를 바꾸기도 합니다. 환자의 간이나 신장 상태를 보여주는 lab value들을 확인하고 환자의 상태에 맞는 appropriate한 도스가 오더되었는지 확인합니다. 예를 들어, 간 상태가 나쁜 환자에게 높은 도스의 타이레놀이 긴 기간동안 오더된 경우나, 여러개의 항생제들이 신장 수치가 안좋은 (serum creatinine이 올라간) 그런 환자에게 높은 도스로 주어진 경우에는 약사가 도스를 검사하고 진료진에게 연락을 취해야합니다.
▶환자의 progress note와 lab을 확인하고 이 환자의 질병이나 상태에 필요한 약이 올바르게 처방되었는지 검사합니다. 예를 들어, 자주 쓰이는 약중에 ondansetron 이라는 구토를 멈춰주는 (antiemetic) 약같은 경우에는 QTC가 너무 높은 환자에게는 위험이 될수 있기에, 진료자에게 연락을 취해서 도스를 낮추거나 다른 antiemetic으로 바꾸는 경우를 취할수 있습니다.
▶어떤 약같은 경우에는 specialist가 오더해야하는데, 특별한 약일 경우 올바른 크레덴셜을 가진 의사가 처방했는지 확인합니다. 예를 들면, 자주 안쓰이는 비싼 정신병약 (antipsychotic) 같은 경우에는 psychiatrist 가 오더 했거나 psychiatry consult를 받았는지 체크를 해볼수 있겠죠.
▶올바른 복용 시간에 오더가 되었는지 확인합니다. 예를 들어서 오늘 acetaminophen IV 1000mg 을 오후 3시에 받았다면, 다음 도스는 오후 9시에 시작해야 합니다 (max dose가 1000mg every 6 hours인 약입니다). 만약에 Ceftriaxone 1g intraveously every 24 hours 인 오더가 있다면, 마지막 도스가 어젯밤 9시라면 다음 도스는 오늘밤 9시로 시간이 조정되어야겠지요?
▶약의 frequency가 올바르게 오더됬는지 확인합니다. 환자의 신장 수치에 따라서 frequency가 바뀌는 약들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일반적인 vancomycin 도싱은 보통 every 12 hours로 주는데요, 환자의 신장 수치가 안좋으면 하루에 한번만 주도록 interval이 바뀌게 됩니다.
▶환자의 알러지를 확인합니다. 간혹가다가 penicillin 알러지가 있는 환자에게 cephalosporin 계열의 약들은 알러지도 확인안하고 처방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럴 경우에 환자가 어떤 알러지 반응을 일으켰는지 확인한후 true allergy 라면 진료진에게 알려서 알러지 반응을 치료할 pre-medication 을 처방하던지 혹은 알러지 반응이 심한 경우에는 이 처방한 약을 discontinue 시켜야 합니다. 간혹가다가 desensitization 을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똑같은 약이 중복적으로 오더됬는지 확인합니다. 혹은 똑같은 기능을 하는 수많은 다른 약들이 동시에 오더되었는지 확인합니다.
▶약과 interact 하는 다른 약이나 컨디션이 있는지 확인합니다.
2. 유닛에 보낼 약을 확인하고 조제 (Dispensing Medication Order)
저희 약국 같은 경우에는 각 쉬프트마다 조제되는 약들을 검사하고 유닛에 보내지도록 관리하는 약사들이 있습니다. Medication label이 프린트 되면, 올바른 약을 테크니션이 준비했는지 검사하고 사인합니다. 약사들이 검사를 마치면, 그 오더들은 유닛에 배달될 준비가 됩니다.
많은 병원같은 경우에는 automatic dispensing cabinet이라고 해서 유닛에 약을 dispensing하는 기계를 둡니다. 그래서 약사가 오더를 검사하면 즉시 기계에 간호사가 로그인해서 환자 이름을 찾아서 약을 꺼낼수 있습니다. 저희 병원같은 경우에는 Omnicell이라는 브랜드 기계를 사용합니다. 약사가 여기서 하는 역할은, 이런 기계들을 채울때 배달되는 약들을 검사하는 것입니다. 이런 기계들은 약사 보조들이 직접 채우는데요, 올바른 약들이 올바른 칸에 배달되도록 약국에서 1. 올바른 약 (right medication), 2. 유통기간이 지나지 않은 약, 3. 패키징이 올바르게 된 약들을 검사하고 보냅니다.
3. 규제 약물 관리 (Controlled Substance Management)
리테일 같은 경우에는 법적으로는 약사가 규제 약물 클래스2는 locked cabinet에 두어야하고 나머지 약같은 경우에는 다른 일반 약들과 섞어서 진열이 되는것도 가능합니다.
병원 같은경우에는 아무래도 따로 narcotic room이거나 narcotic safe라고 해서 따로 규제 약물들을 관리하는 방이나 공간이 있습니다. 병원마다 살짝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매 쉬프트마다 규제약물들을 관리하는 약사가 따로 지정되는 편입니다. 그래서 그 약사가 규제약물을 조제하거나 혹은 리턴받는 부분을 담당합니다.
4. Transition of Care Pharmacist
매 병원마다 TOC 약사들의 역할이 살짝 다르겠지만, 일반적인 TOC 약사의 역할은 응급실을 통해서 다른 병동으로 입원되는 환자의 medication list를 점검하는 일입니다. 환자가 응급실에 있을때 환자와 면담을 통해서, 혹은 환자의 가족 멤버와 문의해서, 혹은 환자가 사용하는 약국에 연락을 취하여 환자가 집에서 복용하고 있는 약들을 점검하고 환자의 프로필에 정리하는 역할을 합니다. 그리고 환자가 병원에 입원해 있는동안에 환자가 집에서 복용하던 약들이 올바르게 오더되는지 점검을 합니다. 그리고 환자가 입원되 있는동안에 추가되어 환자가 새로 복용해야하는 약이 있다면 환자가 퇴원하기전에 새로운 약에 대해서 카운셀링을 하기도 합니다.
5. Clinical Pharmacist
임상 약사 같은 경우에는 specialty가 다양한데요, 일반적으로는 internal medicine, intensive care, pediatrics, infectious disease, emergency medicine, transplant, oncology, investigational, psychiatry, geriatrics, HIV/AIDS 등이 있습니다. 일반적으로는 board certification 이 있는 약사거나 1-2년정도의 레지던시를 마친 약사들이 이런 클리니컬한 역할을 합니다. 많은 임상 약사가 약대생들은 preceptor로써 가르친다거나, 교수를 겸임한다거나, 리서치를 진행한다거나, 병원내 약 가이드라인을 작성하고 업데이트 한다거나 그 외의 클리니컬 라운드를 돌기도 합니다.
6. Sterile Compounding Pharmacist
Sterile Compounding Pharmacist는 제 역할에 제일 가깝다고 볼수 있습니다. 이런 약사들이 맡은 역할은 IV room 혹은 Sterile compounding room에서 약들이 올바르게 sterile하게 compound되어서 유닛에 가도록 맡는 역할을 합니다.
일반적으로 compounding은 약사 보조들이 많이 하고, 약사들은 제조 과정과 결과물 검사에 집중합니다. 그치만 상황에 따라 까다로운 약은 약사들이 직접 만들어야하는 경우도 있고, 약사가 결국은 약사 보조가 만든 약을 책임지게 되기때문에 약들이 만들어지는 과정과 방법을 익히고 있어야합니다. 주사 약은 입으로 복용하는 약과는 다르게 약마다 어떤 diluent에 섞여지는지에 따라서 보관 기간이나 방법이 다를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약마다 각기 다른 보관 기간이나 보관 방법이 달라서 그걸 익히고 있어야합니다.
아무래도 약을 섞는 과정이 많다 보니까, 어느정도 수학도 할줄 알아야 합니다. 어느 정도의 약과 diluent를 섞어야 올바른 양(volume)으로 약이 만들어질지 계산을 자주 합니다. 그리고 섞이지 못하는 약들이 수액에 섞일때면 그런것들을 올바르게 잡는 역할을 합니다.
7. Code Blue 혹은 Code Stroke 참가
병원마다 약사의 클리니컬한 부분이 살짝 다르겠지만, 일반적으로는 약사가 Code Blue와 Code Stroke시에 참가합니다. 저희 병원 같은 경우에는 환자가 stroke 의심이 되면, 그날 응급실 담당 약사에게 연락이 갑니다. 그리고 응급실 약사가 필요에 따라서 환자의 stroke 치료약인 Alteplase를 그 자리에서 조제합니다.
8. Total Parenteral Nutrition (고영양수액) 오더/조제
병원마다 다르겠지만, 저희 병원에서는 TPN 오더를 검사하고 입력하는 역할을 약사들이 합니다. TPN 오더에는 여러가지 electrolyte들과 비타민 그리고 미네랄들이 섞입니다. 환자의 lab을 보고 환자의 상태에 올바른 양의 성분들이 오더되었는지, 성분들이 서로 compatible한지 검사합니다.
9. Drug Information / 의료진들의 약 관련 질문 대답
가장 자주받는 질문들은, 환자의 medication history를 보고 환자가 어떤 특별한 종류의 약을 복용한 적이 있는지, 환자의 알러지를 보고 환자가 어떤 약을 복용할수 있는지, 환자의 kidney 컨디션에 올바른 약의 renally adjusted dose가 무엇인지, 어떤 약의 formulation 이 어떤게 있는지, 약이 formulary에 포함되 있는지, 약의 side effect가 무엇인지, 환자의 indication에 따른 올바른 약의 도스가 무엇인지, 환자가 어떤 증상이 있으면 그런 증상은 어떤 약으로 치료하는지, 환자가 어떤 필요한 약이 있는데 그 약을 어떻게 오더하고 혹은 구하는지, 환자가 PO 입으로 약을 복용하다가 IV로 바꿔야하는 경우 도스 conversion 이 어떻게 되는지, 환자가 현재 복용하는 약을 멈춰야할때 그 대체용으로 어떤 약을 복용해야하는지... 등 하루에도 많은 질문들을 받습니다.
최대한 꼼꼼하게 적어본다고 써봤는데도 빠진 부분이나 biased된 부분이나 틀린 부분이 있을수 있습니다. 틀린점을 읽으신다면 망설임 말고 댓글을 달아주세요 ^^. 병원 약사에 관해서 더 질문이 있으신 분도 댓글 달아주세요. 댓글 대답이나 새로운 글로 성심껏 대답해 보겠습니다.
'미국 약 이야기 > 미국 약사가 알려주는 약 정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신종 플루 백신 (Flu Vaccine) 왜 맞죠? (0) | 2020.11.19 |
---|---|
미국 약사 연봉 (Pharmacist Salary) 2020년도 기준 (15) | 2020.11.11 |
미국 병원 약사가 알려주는 병원에서 자주 쓰는 약들- 3편 (0) | 2020.05.29 |
미국 병원 약사가 알려주는 병원에서 자주쓰는 약들- 2편 (0) | 2020.05.29 |
미국 병원 약사가 알려주는 병원에서 자주 쓰는 약들-1편 (4) | 2018.06.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