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직장인의 뉴저지 일상

미국 일상 시리즈 - 프랜즈기빙 (Friendsgiving) 으로 땡스기빙 맞이

톡톡소피 2021. 11. 28. 13:02

17년 차 미국 주민 톡톡 소피입니다. 17번째로 미국에서 맞이하는 땡스기빙 (Thanksgiving)이네요. 

저는 병원에서 약사로 일하기 때문에 지난해 몇년간은 땡스기빙에 일한 적이 많습니다. 물론 땡스기빙에 일하면 좋은 점은 돈을 많이 받는다는 점입니다. 공휴일엔 평소 임금의 1.5배를 받으면서 일하고 8시간 일한 만큼 8시간의 Paid Time Off (PTO) 시간을 주기 때문에, 평소보다 2.5배의 임금을 받는 것과 같습니다. 

그러다가 감사하게도 이번해엔 추수감사절날 쉴 수 있어서 막바지에 홈파티를 준비해 봤습니다. 워낙 집에 사람들을 초대해서 시간을 보내는 것을 즐기는지라 이사하고 나서 처음 두 달간 집들이를 했답니다.

워낙 요리하는걸 좋아해서 사람들을 초대할 때마다 직접 장을 보고 홈파티 당일 전날 새벽 4시까지도 밤을 세서 음식을 준비하고 그랬는데요. 이번에는 제가 땡스기빙 전날 밤까지 일을 하느라 takeout sushi를 오더 했답니다.

팰팍 Haru hana sushi라는 곳에서 오더 했습니다. 스시 데코도 이쁘고 8명이서 먹었는데 충분한 양이였답니다. 사시미와 (회) 니기리 (초밥)가 적당히 잘 섞인 platter를 오더 했답니다. 

대구치킨에서 치킨 한 마리와 와플 프라이도 시켜서 같이 먹었습니다. 몇 년 전까진 부모님이나 제 예랑이 (그땐 남자 친구이었죠) 떙스기빙때 터키도 굽고 그랬었는데, 터키가 뻑뻑하고 맛도 별로 없어서 (그리고 한번 요리하면 양이 너무 많아서 항상 남거든요) 근래엔 치킨으로 대체해서 먹곤 합니다. 

미국에선 땡스기빙엔 가족끼리 모여서 보내는 그런 문화가 있답니다. 보통 가족 중에서 제일 큰 집에 다 같이 요리를 가져가서 potluck 스타일로 먹습니다. 제일 트레디셔널 하게는 터키, stuffing, 그레이비소스, 크랜베리 소스 등이 있습니다. 요리하기가 귀찮은 가족들은 보스턴 마켓이나 홀푸드 같은 곳에서 오더 해서 먹기도 한답니다. 근데 워낙 땡스기빙 오더들을 많이 하느라고 보스턴 마켓에 오더를 해놓고도 땡스기빙 전날에 2~3시간 동안 줄 서서 기다려서 픽업한다고 하더라고요. 

저처럼 미국에 사는 아시안들은 아무래도 좀 더 아시안화 된 메뉴로 땡스기빙을 보내곤 합니다. 전부터 잡채 등 한식 메뉴를 아예 하는 곳들도 많고요. 저희는 다들 좋아하는 스시로 주 메뉴를 잡았답니다. 

요즘 저희 젊은 친구들 사이에서는 가족과 멀리 사는 친구들도 많고 코로나 판데믹 때문에 이동이 불편하다 보니 Friendsgiving을 많이들 하더라고요. 올해 유난히 친구들끼리 potluck 파티도 많이 하는 모습이 있었습니다.

가을 분위기도 내려고 8명 모두 가을색깜 옷을 맞춰 입고 사진도 찍었답니다.

 

디저트는 친구가 오더 한 흑임자 치즈케이크와 요즘 핫한 모찌 도넛을 먹었답니다. 저희 집에 엑스프레소 머신으로 커피도 내려서 쌉싸름한 아이스커피에 디저트를 먹으니 환상의 조합이었습니다.

다들 땡스기빙 저녁 약속은 따로 있어서 몇 시간 있다가 금세 헤어졌지만 그래도 모처럼 땡스기빙 맞이로 8명이 모였다는 것 자체가 참으로 행복하고 감사했습니다. 식사하면서 편안한 마음으로 좋은 분위기 속에서 맛있는 식사를 할 수 있다는 게 얼마나 감사한지요. 

저녁은 저희 가족과 식사를 했답니다. 무엇보다도 올해 저의 땡스기빙을 더욱더 즐겁게 해준 소중한 가족들과 친구들이 있다는 게 감사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