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2021년도 12월 마지막 주가 됬네요. 올해는 정말 정신없이 빠르게 지나간것 같습니다.
연말은 좀 만남도 줄이고 (요즘 코로나 판데믹이 심하기도 하다보니) 집에서 가만히 티 좀 마시면서 독서를 하는 모습을 상상했는데, 생각 외로 정말 미치도록 바쁘게 보냈습니다.
공부복(?)이 터졌습니다.
12월 초부터 master's degree (석사) 를 시작했습니다. 온라인으로 수업을 듣고 있는데, 온라인 수업이도 만만치 않더라고요. 저희는 매주 수요일마다 온라인 세미나가 있고, 매주 일요일까지 토론 질문에 응답을 적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 화요일마다 다른 학생들의 응답에 스마트한 코멘트를 달거나 질문을 달아야하죠.
토론 질문 응답 같은 경우에는 재량껏 대답을 하겠지만, 저 같은 경우에는 말도 안되게 이상하게 대충 쓰는건 성격상 맞지도 않아서... 공들여서 쓰고 있습니다. 매주마다 교수님이 지정해준 논문을 4~5개 정도 읽고, 거기서 중요한 내용을 하이라이트 해두고, 거기서 교수님이 올려놓은 토론 질문에 보통 3 paragraph정도의 토론 질문을 대답하며 거기에 citation도 넣습니다.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들어가더라고요.
저는 게다가 몇년 일하다가 다시 공부를 시작한거다 보니, 아무래도 리포트를 쓰거나 에세이를 쓰는게 익숙치 않더라고요. 이번주엔 스페셜 프로젝트로 있어서, 토론 과제 외에도 제가 공부하고 있는 health informatics 역사와, biomedical simulation에 관해서, 그리고 evidence-based decision making에 관해서 8분정도에 달하는 podcast (파드캐스드)도 녹음하고, 대사를 일일히 citation이랑 적어서 제출했답니다.
이번주 일과는 정말 많은것들을 했지만, 또한 열심히 놀기도 해서 워낙 정신없고 바빴지만 의미 있던 한주를 보낸거 같아 적어보려 합니다.
일요일: 토욜밤에 일하고 (약국 담당을 맡았어서 늦게까지 남아서 일처리를 하고 오니) 새벽1시쯤 집에 와서 새벽 5시까지 석사 토론 주제 논문 읽는걸 마치고 제 의견을 적어서 제출했습니다. 다른 학생들 토론 내용에도 코멘트를 달아뒀지요. 질문을 짜내는 것도 일입니다. 이렇게 discussion board (토론 보드) 짤도 돌아다닌답니다.
자고 오후 1시쯤 일어나서 신랑이랑 브런치를 먹으면서 예배를 듣고, 2시 넘어 출근 준비를 하고, 3시부터 밤 12시까지 일했네요. 주말엔 슈퍼바이저들이 없어서 제가 일할땐 곧장 약국 담당을 맡습니다. 약국 담당 (in-charge)를 맡으면, 아무래도 스트레스 레벨이 장난이 아닙니다. ㅠㅠ 보통 전날밤에 스트레스에 시달리거나 anxiety가 막 생겨나는것 같아요 ㅋㅋ 보통 전날밤 기도도 빡세게 하고 자고요... 하여튼 저녁 쉬프트 약사 9명과 테크니션 9명의 모든 일 프로세스와 전체적인 병원 약국 문제등을 담당하는 일인데, 매번 하면서 힘들지만, 또 힘들게 열심히 하는 만큼 그만큼 인정도 받는것 같습니다.
월요일: 오전에 일어나서 열심히 논문들을 읽으며 파드캐스트 과제에 녹음할 내용을 정리하고 쓰기 시작합니다. 오후에 3시-11:30시 일하러 갔네요.
화요일: 주말에 일해서 쉬는날인데,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후딱 아점 먹고, 논문읽고 파드캐스트 과제를 녹음하고 제출하니 벌써 오후 3시가 됬답니다. 체점 기준에 맞춰서 써야할 내용들을 적으니 Word 다큐먼트 2페이지 정도가 꽉 차더라고요. 신랑 토론토 대학때 시절 베프 커플이 뉴욕에 놀러와서 보러 뉴욕으로 나갔답니다. JUA라는 레스토랑에 가서 7-course tasting menu도 먹었지요. Wine pairing도 해서 와인도 엄청 마셨답니다.
식사후엔 친구들이 브루클린에 있는 다이커 하이츠 (Dyker Heights) 라는 크리스마스 장식이 가득한 곳에 가서 둘러보았답니다. 생각보다 모든 집들이 화려한것은 아니였지만, 저희는 제일 화려한 곳을 찾아가서 사진을 잘 찍고 왔습니다.
크리스마스 장식을 보고 플러슁에 Prince Tea House (프린스 티 하우스)에 들려서 케익도 먹고 차도 마시고 왔습니다. 저희는 그린티 크레페 케익, 우베 크레페 케익, 두리안 크레페 케익 시켜서 먹었는데 두리안은 입안에서 냄새가 너무 심하더라고요. 저는 한입먹고 말았습니다...
수요일: 원래는 하루 더 쉬는날인데 제 약대 친구가 부탁하여서 약사 친구가 일하는 리테일 약국에 가서 대신 일해줬답니다. 리테일에서 몇년간 약사보조로 일해보고 로테이션도 해봐서 리테일 일에 그래도 좀 초짜는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약사로 일해보니 정말 바쁘고 정신없더라고요. 무엇보다도 급하게 제가 그 자리를 메꾸다보니 트레이닝도 제대로 못 받고해서 약국 컴퓨터 시스템 사용법도 미숙하고 약사 보조 없이 약사 혼자서 약국일을 하니 너무 힘든 하루였답니다. 10시간 일하는데 점심 식사는 커녕, 물도 한모금 못마시고 (차 마시려고 티백도 가져갔는데), 화장실도 한번도 못가고 전화기와 컴퓨터 앞에 붙들려 있었답니다. 특히나 그곳이 한국 손님들이 많은 약국이여서, 아무래도 처방전 복용법도 한국 말로 써줘야하고, 환자분들이 한국어로 약을 발음하거나 한국 약을 찾기도 하고, 비슷한 라스트 네임도 많아서 좀더 애먹었던것 같네요. 그리고 워낙 한국 환자분들이 재촉?하시는 것도 있고 해서 정말 스트레스 받는 하루였답니다. 허기진 저녁에 집에 와서 신랑이 차려둔 저녁 먹었습니다.
목요일: 오전 7시-오후3:30시 까지는 병원 약국에서 일하고, 곧장 4시까지 친구가 일하는 리테일 약국으로 가서 3시간 더 일했답니다. 저녁은 도저히 집에 가서 할 기운이 안나서, 신랑과 샤브샤브를 먹으러 갔습니다. 4개월 뒤에 저희 결혼식이 다가오다보니 풀떼기만 많이 먹었습니다.
금요일: 오전 7시-3:30 일을 마치고, 한아름 마트에 가서 잔뜩 장을 보고 크리스마스 이브 파티를 준비했네요. 저녁에 친구 5명을 초대했거든요. 크리스마스 이브 파티 메뉴는 회, 광어회, 우동, 와플프라이, 사케, 매실 소주 (umeshu), 케이크, 호떡이 되겠네요. 모처럼 다들 모여서 식사도 하고 수다도 떠는 즐거운 시간이였습니다.
토요일: 크리스마스 아침 5시반에 일어나서, 6:30까지 병원 약국으로 출근했습니다. 전날 빡세게라도 놀아둬서 크리스마스 아침에 일하는게 덜 (?) 억울하긴 했지만, 그래도 남들 쉬는날에 일하러 가는건 기분이 좋지 않습니다. 어떤 돈으로도 남들 쉬고 노는 휴일에 일하는걸 fully compensate하진 않지만... 그래도 돈이라도 잘 주니 조금 마음을 달래봅니다. 많은 병원들이 휴일에 일하면 1.5배에서 2.5배 돈을 주지요. 저희 병원같은 경우에는 8시간 쉬프트를 일하면 시간당 1.5배 임금을 주고 거기에다가 8시간 휴가 (하루 뺄수 있는) 시간을 준답니다.
일을 하고 부모님과 연말 선물 교환을 하고 (반찬도 잔뜩 받고) 집에 돌아오니 신랑이 그래도 이쁘게 전등으로 장식을 해놨네요. 기분 전환 하라고 데코레이션을 해놨나봐요~
저녁은 얼큰한 부대찌개를 먹었습니다. 전날 안그래도...
신랑: What do you want me to cook for Christmas dinner? Steak? Wanna go dine out?
소피: 아니, 얼큰한게 땡겨... 생선 찌개나 그런거? 탕도 좋고?
집에 있는 대파와 스팸을 온통 썰어 넣은 얼큰함의 맥스 부대찌개를 먹었답니다.
식사후엔 다시 이번주 과제를 위해서 논문을 3개 읽다가 이번주가 학교 방학이란걸 알고 블로그를 쓰고 한주를 마무리 하게되었네요 ^^ 연말 남은 시간들 의미있게 보내기를 바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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