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직장인의 뉴저지 일상

미국 일상 시리즈 - 밀레니엄 세대 딩크(DINK: Double Income No Kids) 커플의 귀차니즘 라이프

톡톡소피 2021. 9. 10. 02:56

최근에 예랑에게 선전포고(?)를 하였습니다. 앞으로는 집안일을 하지 않겠다고요 ㅎㅎㅎ 그렇다고 뭐 집안일을 하고있던건 아닙니다. 원래도 잘 안하는데 아예 놓겠다고 한 표현이지요.

예랑이 치과의사다 보니 주변에 치과의사 친구들이 많은데요. 주변에 와이프들이 쉬는경우도 있더라고요. ㅎㅎㅎ

일주일에 40시간 풀타임 일하면서 주말엔 자격증 수업도 가르치고 (물론 제가 좋아서 하는거지만) 블로그까지 쓰며 웨딩 플래닝 하며 읽고싶은 투자책 읽을 시간도 부족한 제가 집안일까지 하는건 무리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주변에도 보면 DINK (Double Income No Kids)인 커플들을 보면 차라리 청소 업체를 고용해서 한달에 한두번씩 정기적으로 청소를 맡기고 그냥 밖에 나가서 사먹거나 시켜먹는게 다반사더라고요.

 

출처: http://acronymsandslang.com/definition/467244/DINK-meaning.html

귀차니즘이 쩌는 저희 밀레니엄 세대 딩크 커플의 (아직까진 아이가 없으므로 딩크족이죠) 생활 패턴을 공개하겠습니다.

1. 앞으로는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장을 보러가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요즘 젊은 세대는 물론이고 가정주부들도 배송을 많이 이용합니다. Instacart를 이용하면 돈을 내고 장을 보는 사람을 고용할수가 있습니다. 그 외에도 샵라이트도 돈을 내면 딜리버리 해주거나 장을 봐서 pick-up-ready시켜주는 서비스가 있습니다. 코스트코도 일정 금액 이상 사면 집에 배달해줍니다.

저 같은 경우는 제 예랑이 아마존 프라임이 있다보니까 Amazon Fresh의 2시간 무료 배송 서비스를 이용합니다. 어떤 날은 (바쁜 주말같은 경우) 당일엔 배송이 안되도 하루 이틀뒤에 필요한 그로서리를 집 문앞까지 배송해주니 참으로 편하더라고요. 가격도 일반 스토어에서 사는 가격이랑 큰 차이가 안나고요. 자주 먹는 기본 식료품은 레귤러 리스트라도 만들어서 2~3주마다 딜리버리 받기로 했습니다. 그 외에 Amazon Fresh에서 팔지않는 가정제품이나 생활용품은 아마존으로 오더하기로 했습니다.

 

2. 집 청소는 로봇청소기를 돌리는것으로 대체하기로 했습니다. 워낙 청소하는것을 싫어해서 이미 2년전에 로봇 청소기를 샀습니다. 직접 청소기 들고 돌아다니지 않아도 되고 시간도 아끼고 좋더라고요. 나중엔 mopping (걸레질) 기능이 있는 로봇 청소기를 하나 더 구입해야겠습니다. 예랑이 워낙 청소나 청결엔 더 기준이 까다로워서, 더 까다로운 사람이 더 청소가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하라고 했습니다. ㅎㅎㅎ 현재 걸레질은 가벼운 Swiffer로 슥삭 슥삭 하곤 합니다.

 

3. 옷 쇼핑은 하지 않습니다. 둘다 워낙 옷이 많아서 최근에 이사하는데도 쓰레기 봉투 6개를 꽉 채워서 옷을 도네이트 했습니다. 둘다 일터에 나갈때 스크럽 (수술복) 입고 하기때문에 멋 부릴 일도 없고, 해봤자 주말에 교회갈때만 좀 차려입는 정도입니다. 옷 쇼핑은 돈도 나가지만 무엇보다도 시간을 많이 소모해서 쇼핑을 즐겨하지 않습니다. 시간은 돈이니까요. 제가 유일하게 즐기는 쇼핑은 주식 쇼핑이네요. ㅎㅎㅎ 그나마 좀 차려입고 갈일이 (결혼식에 초대받거나 하면) 있으면 Rent the Runway 같이 옷을 빌려주는 서비스를 사용하는것도 나쁘지 않네요.

 

4. 설거지는 앞으로 식기세척기로 (dishwasher) 매일 혹은 이틀마다 돌리기로 했습니다. 제가 요리하는 것을 좋아해서 요리는 자주 하는데 설거지 하기가 너무 귀찮아서 온라인으로 식기세척기를 돌리는데 비용이 얼마인지 찾아봤습니다. 찾아보니까 정말 기대이상으로 적은 가격이더라고요. 보통 식기세척기를 한번 돌리는데 15센트 정도? 든다고 합니다. 아무리 비싸게 나와도 한번에 50센트면 일주일에 네번을 돌려도 $2입니다. 그래서 앞으로는 설거지를 하지 않겠다고 선언을 했습니다. ㅎㅎㅎ

 

5. 요리는 그나마 제가 좋아하는 취미라서 하되 미니멀하게 하기로 했습니다. 밑반찬은 없고, 며칠에 한번 요리를 해서 냉동을 해놓고 꺼내먹습니다. 밥도 한번에 많이 해두고 집락에 넣어서 냉동시켜놨습니다. 그 외에 고기가 파 야채들 몇가지는 사서 씻고 먹을 크기로 잘라서 집락백에 넣어서 냉동시켜놨습니다. 냉동식품도 잔뜩 샀습니다. 요리는 에어프라이어를 사용하는것을 좋아합니다 (온도만 맞춰두고 일정 시간동안 딴짓을 해도 되니깐요). 

 

6. 세탁기 + 드라이어는 예랑이 돌립니다. 저희가 아파트랑 콘도를 알아볼때 무조건 조건으로 둔게 있는데 바로 파킹 공간이 넉넉해야한다는 것과 in-unit 세탁기와 드라이어가 있는다는 것이였습니다. 물론 가격은 높았지만 in-unit에 세탁기가 없는것은 상상만 해도 끔찍했기 때문이죠. 다행히 새로 생긴 아파트에 입주해서 세탁기랑 드라이어도 아주 잘 돌아가고 세제도 한번 부어두면 여러번 빨래를 돌릴수 있습니다 (귀차니즘의 끝판왕이죠). 미래에는 드라이어 사용후에 빨래를 접어주는 기능도 하루빨리 추가되서 빨래에 시간 낭비를 줄일수 있게 되기를 바랄뿐입니다. 

 

7. 쓸데 없는 데에 돈 낭비는 하지 않되 모은 돈으로는 주식 투자를 합니다. 저희 세대를 서학개미? 혹은 로빈후드 세대라고도 하지요. 10년전까지만 해도 주식 투자를 하는데 거래마다 수수료를 아무리 싸도 $5~10씩 내고 했었는데 시대가 변했네요. 로빈후드랑 위불 앱으로 정말 간편하게 수수료 없이 주식도 사고팔고 partial share (1주보다 적은 소소점 단위로 구입 가능) 도 살수 있어서 Berkshire Hathaway 주식도 일부분 사들였습니다. 저랑 예랑 같은 경우는 서로의 finance를 다 공개했고 주식 투자는 제가 맡아서 하고 있습니다. 저희 둘다 먹는거 외엔 옷이나 전자기기나 차 관련 소비에 관심이 없어서 번 돈을 고스란히 저금하고 투자하는 라이프 스타일이랍니다. FIRE (Financial Independence Retire Early) 족 라이프스타일 까지는 아니지만 어느 정도 가깝다고 봅니다. 친구들과의 얘기에선 다들 financial independence (경제적 자유)라는 표현을 많이들 쓰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