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톡톡소피 입니다.
하와이에서 여행중인데, 손이 근질 근질 거려서 호텔방에서 블로그 글을 쓰고있습니다.
바쁘게 뉴저지에서 삶을 살아오다가 이렇게 다른 주로 여행을 오면 미국 동부의 삶을 outsider의 시선에서 다시 보게됩니다. 예랑이랑 하와이를 여행 오고 나서 '아 이곳은 아무래도 미국 동부의 삶과 pace가 많이 다르다' 라고 얘기를 여러번 했네요.
저는 한국에서 중1때 뉴욕으로 이민와서 뉴욕주에서 1년 살고, 그 이후에는 뉴저지에서 중고등학교와 대학교를 다니고 일하고 있습니다. 제 예랑은 노스캐롤라이나 (엄연히 미국 동부입니다)에서 고등학교를 다니고 캐나다 토론토에서 대학을 다니고 미국 오하이오주에서 2년 일하다가 뉴욕에서 치대를 다니고 지금은 뉴저지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하와이에 왔는데 어딜가나 직원들이나 서버들이 너무 친절하고 여유가 묻어있어서 적잖히 충격을 받았습니다. 아무래도 관광객이 자주 오는 곳이라 신경써서 고객들을 대하겠지만... 그걸 떠나서 옷가게를 가거나 아이스크림 집을 가도 직원들이 살갑게 맞아주고 중간 중간 사람 사는 대화도 이어갈 여유가 있다는게 익숙치 않으면서 반갑더라고요.
뉴저지에선 물건을 사러 스토어에 들어가더라도 말을 딱히 안시키던가 시켜도 "Are you looking for anything specific?"라고 질문을 하고 노라고 대답하면 따로 말도 시키지 않았지요. 하와이에 오니 직원이 다가와서 어디서 여행왔는지, 어느 나라에서 이민왔는지, 뉴저지 삶은 어떤지 등등 계속 물어보고 대화를 이어갔지요. 뉴저지에선 신속하고 efficient하고 조금은 rude할수도 있는 정내미 없는 (?) 그치만 빠른 서비스를 받을수있었다면, 이곳 하와이에선 조금은 여유 있고 조금은 인간미 있는 서비스를 받은것 같네요. 이런 여유 묻어나는 삶이 부럽기도 하고 날씨도 너무 온화하고... 나중에 은퇴해서 하와이로 이사오고 싶다는 소리를 몇번이고 했습니다.
이곳 멀리 다른 주에 와있다보니까 미국 동부에서의 삶을 다시 생각해보게 되네요. 당연한 것이라 받아들이고 살아왔던 바쁘고 productive하고 efficient에 살아가던... 여유없던 모습... 남들도 다 이렇게 사는거라 생각하고 살았던 삶이 당연한것은 아니였더라고요.한국에서 자녀들의 교육과 행복을 위해서 저 멀리 미국 동부로 부모님들이 이민오셨는데... 이 이민자의 땅에서 더 빡세게, 바쁘게, 분주하게 살수록 성공할수 있다고 믿으며 자라온게 아닌가 싶습니다.
뉴저지에서 저는 바쁜 대학 병원 약사로 일하고 있습니다. 큰 병원이고 여러개의 중환자실과 큰 응급실이 있다보니, 다양한 응급 상황이 있습니다. 하루에도 수십통의 전화가 약국으로 와서 빨리 약 처방 오더를 확인하고 보내라는 독촉(?)이 오는데 이젠 익숙해 졌습니다. 어떤 경우에는 처방자가 약 오더를 넣고 곧장 전화걸어서 왜 오더가 아직도 확인이 안됬냐고 하기도 하지요. 워낙 바쁜 병원이라 1~2분 낭비할 시간도 없는채 8시간 일하면서 하루종일 폰 체크도 거의 못한채 지나가는 경우도 있습니다.
가끔씩 문득 생각해 보면, 그렇게 뭐든지 재빨리 하는 복잡하고 가파른 한국에서의 삶보다 여유롭고 사람사는 공간 같은 미국으로들 이민오고싶어하는데 (그리고 그런 미국의 삶을 동경을 하는거같은데)... 제가 사는 미국의 공간은 (적어도 미국 동부의 공간은) 그런 환상적인 공간과는 멀다고 느껴집니다. 제가 의료직에 있다보니 더 시간과 사투를 하는 일 같기도 합니다만... 정말 스트레스 받는 하루의 일을 마치고 집에 돌아와서 멍때리고 정신차려보면 미국 동부의 삶은 한국에서 삶과 많이 다를까...? 라는 의문이 생기더라고요.
이럴수록 미국 서부의 삶은 많이 다를까 궁금증이 더 생기고요. 미국 서부로 이민을 왔더라면 지금 제가 살아가고 있는 모습이 많이 다를까요...?
'미국 직장인의 뉴저지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미국 대학에서 만난 멘토 (mentor) (10) | 2021.10.30 |
---|---|
미국 일상 시리즈 - 미국 직장인의 일상 (feat. 예비신부) (0) | 2021.10.20 |
뉴욕 비컨 (Beacon)에서 10년지기 대학동창들과 리유니언 (4) | 2021.09.16 |
미국 일상 시리즈 - 밀레니엄 세대 딩크(DINK: Double Income No Kids) 커플의 귀차니즘 라이프 (0) | 2021.09.10 |
커리어 (Career)가 내 삶에 의미하는건 뭘까? 30대를 앞두고 고민하는 시간 (2) | 2021.07.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