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직장인의 뉴저지 일상

뉴욕 비컨 (Beacon)에서 10년지기 대학동창들과 리유니언

톡톡소피 2021. 9. 16. 09:53

이번 포스트는 감성과 그리움이 잔뜩 첨가된 톡톡소피의 미국 일상 포스트가 될것 같네요.

요즘같이 바쁜 일상에서 자주오지 않는 꿈같은 Labor Day Weekend를 대학 동창들과 보냈습니다.

아리조나에서 1명, 엘에이에서 1명, 아이오와에서 1명, 시카고에서 1명, South Jersey에서 2명, 나머지는 North Jersey에서 총 12명이 모였습니다. 친구녀석중 한명은 벌써 애기아빠가 되서 2살짜리 아들도 데리고 왔네요.

대학교 1학년때 크리스천 클럽에서 만나 친구가 되어, 대학 내내 시험 기간 마칠때마다 삼겹살 파티를 열곤 했었는데... 대학 내내 친구들 전공 몇번씩 바꾸는것도 봤었고, 연애하다가 헤어지는것도 봤었고, 같이 게임도 하고, 여행도 가고, 볼링도 가고, 교회도 갔었습니다.

첫날밤 톡톡소피 집에서 홈파티를 했네요. 대구 치킨에다가 스시도 사서 먹었죠!

대학 시절에 아직 다듬지 않은 다이아몬드 광석같은 (?) 저희들이 이렇게 커서 각자의 자리에서 빛나면서 사회의 구성원으로 살아가고 있네요. 너무 자랑스러운 제 서클 친구들 자랑 좀 할게요~! 

한명은 아리조나에서 백인학생들과 교직원들이 가득한 타운에서 유일하게 아시안으로써 인기가 아주 많은 고등학교 물리 선생님이 됬고요, 한명은 뉴욕에서 무섭게 성장하는 스타트업 보험회사 고용팀에서 성장하고 있고요, 한명은 엘에이에서 의류 사업 총괄을 맡아서 회사를 운영하고 있고요, 한명은 동물약국에서 약 제조를 관리하는 약사가 되었고요, 한명은 시카고에서 치대졸업반이고 자신의 오피스를 열려는 야망있는 친구고, 한명은 우수한 학생들이 다니는 특별고에 열정적인 수학 선생님이 되었고요, 한명은 뉴욕의 넘버원 대학병원 시스템에서 IT보안팀에 있고요, 한명은 뉴욕 보험 중개회사에서 assistant Vice President란 엄청난 임무를 맡고 있고요, 한명은 공인회계사 (CPA)로써 컨설팅계의 1위인 회사 감사팀에서 경력을 쌓고 있고요, 한명은 뉴저지 넘버원 대학병원에서 약사로 일하고 있고, 한명은 치대 전교1등으로 졸업해서 치과 레지던트로 수련하고 있답니다. 

톡톡소피 집에서 모여 홈파티를 했답니다. 김밥도 다같이 말았어요.

이렇게 다들 커리어에 열정을 쏟아부으며 일하고 연애도 하고 바쁘게 살다가도 주기적으로 보고싶으면 Zoom 모임을 하기도 했었지요.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서 다들 집에 있고 세상과 단절되다 보니 더 자주 Zoom으로 3~4달마다 모여서 몇시간씩 근황도 전하고 토론도 하곤 했었답니다. 그러다가 드디어... 한 6년만에 Labor Day Weekend에 모두가 뉴저지 & 뉴욕에서 모이기로 했답니다. 

어디서 모일지 알아보다가 뉴저지 팰팍에서 한시간 조금 넘는 거리에 있는 Beacon (비컨)이라는 동네에 가서 에어비엔비를 했답니다. 자꾸 친구들이 동네 이름을 베이컨이라고 부르고 그랬네요 ㅎㅎㅎ

뒷마당이 넓게 펼쳐져 있고 조용했던 큰 저택이였답니다. 방도 침대도 넉넉했습니다.

무엇보다도 넓은 주방과 냉장고가 정말 마음에 쏙 들었습니다. 다같이 키친 아일랜드를 둘러싸고 고기를 굽고 요리를 했답니다. 메뉴는 우리의 예전 추억을 살려서 (시험 기간이 마치고 나면 자축하던 방법 그대로) 삼겹살과 다른 고기 몇가지를 준비했습니다.

소주도 맛별로 준비해봤습니다. 새로나온 애플망고맛 소주도 사갔지요. 전엔 다들 술도 못했는데 저 7명을 다 마셨지요.

소주, 삼겹살, 차돌박이, 엘에이 갈비, 파무침, 햇반... 추억이 떠오르는 메뉴입니다. 후식으로는 예전에 같이 갔던 수련회 느낌으로 (?ㅋㅋ) 컵라면과 냉면도 준비해서 후루룩 먹었답니다. 

식사를 마치고 과자와 포도를 잔뜩 꺼내서 수다를 떨다보니... 무려 대화만 8시간동안 했네요. 한명씩 돌아가면서 지난 5년정도의 시간중에서 자신에게 제일 significant한 일들을 몇가지 얘기했는데 너무 뜻깊고 마음이 따듯해지는 시간이였습니다. 다들 너무 자신의 장점을 살린 커리어를 가지고 있었고, 한명은 결혼도 해서 애도 낳았고, 몇명은 연애도 하고 있고,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서 살아가는 모습이 아름답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들 각자의 자리에서 잘 살고 있으니 어느 누구 한명도 마음에 불편함 없이 서로의 얘기를 들어줄수 있었고, 어느 누구하나 빠지지 않고 기쁜 마음으로 모일수 있었던것 같습니다. 그래서 우리 모두다 잘 있어줘서 잘 되서 고맙다고 했습니다. 앞으로 10년 뒤에도, 20년 뒤에도, 그 후에도 계속... 서로에게 저 말을 해주고싶네요.

한참 새벽까지 수다떨다가 늦게 자고 일어나 비컨 다운타운에 카페에 식사하러 갔습니다. 

Homespun Foods 라는 브런치 집에 갔는데 메뉴도 적당히 다양하고 밖에 테라스 분위기도 너무 좋았습니다.

다운타운에 이런 저런 샵도 많고 커피숍이나 디저트집도 좀 있더라고요.

식사 후엔 Dia Beacon 미술관에 들릴까 하다가, 대신에 Scenic Hudson's Long Dock Park에 들리기로 했습니다. 비컨 다운타운에서 차로 4분 거리 밖에 안되더라고요. 허드슨 강가에 있는 뷰가 아름다운 곳이였습니다. 

저희처럼 산책하는 사람들도 꽤 있었고 카약을 타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비컨에서 다시 한시간 정도 운전하고 내려와 에지워터 강가에 있는 Umacha (우마차) 버블티 집에 들려서 못다한 얘기들을 더 나눴답니다. 롱 위캔드가 끝나가니 하나둘씩 친구들이 떠나는데 아쉬움이 가득했답니다.

대학생때 다들 기숙사 가까이 살던 시절에 그게 얼마나 재밌었던 시간인지, 그때 왜 더 놀지 않았을까 라는 얘기도 했답니다. 정신없이 공부하며 지나간 대학생활에서 이렇게 돌아볼 추억이 많이 남아있고 그 가운데 만난 소중한 인연들이 이렇게 졸업하고 나서도 이어진다는게 감사할 따름입니다. 이렇게 좋은 친구들이 주변에 있는 저란 사람은 참으로 복받은 사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