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직장인의 뉴저지 일상

커리어 (Career)가 내 삶에 의미하는건 뭘까? 30대를 앞두고 고민하는 시간

톡톡소피 2021. 7. 27. 16:56

출처: https://en.wikipedia.org/wiki/Career

한동안 새로운 집에 이사하고 정착하느라 책을 도통 못 읽다가, 몇 주 전 밀리의 서재를 구독하고 뉴저지 한인 타운에 있는 도서관에 들려 잔뜩 책을 빌려왔습니다.

"서른에서 멈추는 여자, 서른부터 성장하는 여자" 아리카와 마유미 지음
"넥스트 테슬라를 찾아라" 홍성철.김지민 지음
"디앤서 (The An$wer): 어느 월스트리트 트레이더의 다이어리" 뉴욕주민 지음
"엑시트 (EXIT)" 송희창 (송사무장) 지음
"돈의 시나리오" 김종봉.제가현열 지음
"젊은 부자의 법칙" 바이런베이 지음
"생각이 너무 많은 서른 살에게" 김은주 지음

제목들만 읽어도 부자가 되고싶어하는 30대를 앞둔 청년이 떠오르지 않나요? ㅎㅎㅎ
확실히 책을 읽으면 다양하고 깊은 생각을 가진 저자들의 가르침이 고스란히 느껴집니다.
정신없이 지나가는 삶속에서 멈춰있던 생각이 자극받고 성장하기엔 독서가 정말 좋은 취미인 것 같습니다.

저는 미국 나이 28살. 한국나이 30. 서른입니다.
어렸을 적엔 30살이 되면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고 소유한 집도 있고 사회인으로서 열심히 일하며 살아갈 모습을 그려보곤 했었습니다.
어느 정도 생각했던 모습엔 도달아 있지만 (일도 하고 있고), 친구들과 저는 "아직도 우린 아기 같아"라는 말을 하곤 합니다.
30살을 앞두고 커리어가 내 삶에 의미하는 바가 뭘까? 어떤 인생의 방향을 잡아야 할까? 퀄리티 오브 라이프가 중요할까? 같은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무네요.

읽기 시작한 책 "엑시트" 중에서 감명 받은 부분 쉐어합니다.
송사무장 저자는 지방대를 졸업하고 수많은 회사에 지원하지만 취업에 실패를 하고 어학연수 준비를 위해 나이트클럽에서 밴드 아르바이트를 하게 됩니다. 아이러니칼 하게도 어학연수 자금을 모으기 위해서 시작한 아르바이트 시급은 저자가 지원했던 회사 월급보다도 높은 임금을 벌게 해 주었습니다. 그러다 우연히 저자는 친한 선배와 대화를 나누다, 경제적 자유를 얻으려면 개인 사업을 해야 한다는 조언을 얻게 됩니다. 그리곤 저자는 어학연수를 말끔하게 포기하고 종잣돈을 모으기 위해서 나이트클럽 아르바이트를 계속하고 시드머니로 조그만 부동산을 삽니다. 작게 시작했지만, 현재는 매월 7,000만 원이 넘는 월세를 거두고, 15개가 넘는 사업체를 운영하고 있다고 합니다.
저자는 직업은 부자가 되는데 (경제적 자유를 얻는데) 큰 영향을 미치지 않고, 종잣돈을 모으는데 쓰이는 수단일 뿐이라고 주장합니다. 저자는 자신이 나이트클럽 아르바이트를 하며 높은 시급을 받아서 종잣돈을 빨리 모을 수 있었고, 아르바이트를 하는 와중에 경제 및 투자 공부를 같이 하였기에 부자가 되는 길로 들어설 수 있었다고 합니다.
저는 이 부분을 읽으면서 정말 색다른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저는 특히나 이민사회/가정에서 자라면서 인종차별이 존재하는 이곳에서 무시받고 살지 않으려면 공부에 몰두하고 안정적인 수입을 버는 전문직을 가져야 한다고 배웠습니다.
하지만 주위를 둘러보면 전문직이 아니더라도, "사"자 직업이 아니더라도, 대학 degree가 여러개가 아니어도 "street smart"하게 financially smart 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 책이 주는 가르침은 우리가 직업에 연연하지 않아도 부자가 될 목표를 설정하고, 투자와 경제를 공부하고, 실천에 옮긴다면 우리는 경제적 자유를 얻을 수 있다고 합니다.

"엑시트"와 다른 결의 책 "디앤서"의 좋은 부분도 쉐어합니다.
"디앤서"의 저자 뉴욕주민분은 뉴욕 월스트리트 헤지펀드에서 트레이더로 활약하고 계신분입니다. 저도 그분의 유튜브 채널 애청자입니다. 저자는 월가 투자 은행에서 뱅커시절 매주 100~120시간씩 (하루에 17시간 이상씩) 일을 했다고 합니다. 위에 송사무장 저자와는 대조 되는게, 뉴욕주민 저자는 자신이 선택한 투자 커리어를 위해 매주 수많은 시간을 일에 거리낌없이 쏟았고 개인 시간이 거의 없었다고 합니다. 저자의 유투브 비디오나 책에 반복적으로 나오는 내용을 보면 저자의 생활이 커리어에 맞춰서 돌아간다는 게 느껴집니다. 투자에 올인한 라이프이기에 저자와 그 외의 월스트리트 트레이더들의 주말과 이른 아침은 자연스레 투자에 귀를 기울이고 있고, 자연스레 수많은 시간을 투자처 조사와 투자에 쏟고 있다고 합니다. 심지어 여행 중이나 자신의 결혼식에서도 트레이딩에 정신을 쏟는 트레이더도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저자는 이런 집중과 퀄리티 오브 라이프의 희생도 그만큼 열정이 있는 일에, 자신의 커리어에 쏟아붓는 건 의미 있다고 합니다.

두 저자의 의견 모두 각자 훌륭하다고 생각합니다. 직업에 별 의미 두지 않고 악착같이 종잣돈을 모아 투자의 길에 들어간 송사장 저자도 대단하고, 자신의 투자 커리어를 위해서 수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인종/성별 차별 등을 겪고도 실력으로 증명하는 뉴욕주민 저자도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사람은 욕심이 참 많은 것 같습니다. 어디 모이는 자리가 있으면 저보다 더 공부하고 더 잘난 커리어의 사람이 부럽다가도, SNS를 켜면 보이는 금전적으로 여유 있는 소소한 퀄리티 오브 라이프 다 챙기는 일상이 부럽기도 합니다.
커리어도, 가정도, 퀄리티 오브 라이프도, 금전적 시간적 여유도... 두 마리의 토끼가 아니라 한 10대 마리의 토끼를 다 잡고 싶습니다.
한동안 풀타임 약사로 일하면서 개인 과외도 병행했고, 코딩 과외도 받았고, 책을 내야 하나, 공부를 더 해야 하나 라는 생각이 스치다가도... 한 가정에 충실한 엄마가 되고 싶고, 조금이라도 더 젊을 때 예랑이랑 데이트 다니면서 충분한 시간을 보내고 싶고, 요리하고 베이킹하는 것도 재밌고, 그런 경제적 시간적 여유를 가지기 위해 투자 공부를 더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30대를 앞두고 치열하게 살아가라는 어른들의 조언은 많이도 들었는데, 어떤 방향을 목표로 두고 치열하게 살아가야 할지는 아직도 찾아가고 있는 중입니다.
모두에게 하나의 틀이 박힌 정답만 존재한다고는 생각 안 합니다. 저에게 맞는 정답이 따로 있겠죠. 물론 그 정답을 제 자신이 직접 찾아나가야 하고요.
30대를 앞두고 제가 해야 할 제일 중요한 예습은 "내가 어떤 삶을 살고 싶은가?"" 커리어에 어느 정도 쏟고 싶은가?" "커리어 외의 삶을 어떻게 살고 싶은가?" 등의 큰 질문들의 답을 찾도록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대화하고, 생각 깊은 저자들의 책을 읽어보고, 새로운 것들을 시도해보고 배워보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